저는 낮 시간 동안 어르신들을 돌보는 센터에서 근무합니다. 평균 연령 80~90대의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게 저의 일상입니다. 하루는 외부 강사의 노래 수업 중에 보릿고개 시절의 설움을 담은 전통 가요 가사가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엄마에게 전해 듣던 그 시절 이야기가 궁금해서 한 어르신께 물었습니다.
“어르신, 어르신은 그 시절에 사셨겠네요?”
“그라지, 우리 어매가 내 키운다고 고생 마이 했지.”
어르신의 대답에 깜짝 놀랐습니다. 어르신을 볼 때면 항상 누군가의 ‘엄마’로만 생각했지 ‘딸’이라는 생각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 엄마 많이 보고 싶으세요?”
“그라지. 울 엄마는 내 시집갈 때 돌아가셨어.”
엄마는 그런 존재인가 봅니다. 백발이 성성한 인생의 황혼기에도 그립고 보고픈 분.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를 거슬러 모든 인류의 생명의 시작이신 하늘 어머니를 떠올려 봅니다. 하늘 어머니가 계시기에 저는 참 행복합니다.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리워지는 어머니께 오늘은 얼마나 효를 다했는지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