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공포증으로 높은 계단을 오를 때 큰마음을 먹어야 하고 놀이기구나 출렁다리는 떠올리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오랜만에 시온 식구들과 함께 바람도 씔 겸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에 가기로 했다. 계곡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벼랑길이기에 내가 그곳을 걸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2년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 본 발밑 낭떠러지의 아찔함이 아직 기억 속에 생생했다. 당시에도 초입부터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이번에는 발밑이 아닌 앞만 보고 걸었다. 식구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 용기를 내어 한 발짝씩 내디뎠다. 온 몸이 경직되고 손과 얼굴에서 식은땀이 났지만 손을 잡아주고 팔짱을 끼고 함께해 준 식구 덕분에 끝까지 갔다가 돌아올 수 있었다. 혼자서는 도전할 엄두도 못 냈을 길을 완주하게 되어 감사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주상절리 협곡의 빼어난 경관과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 다짐했다. 복음의 길을 걸으며 힘들어하는 식구, 어려움에 처한 식구들에게 손 내밀어 주고 도와주겠노라고. 천국까지 함께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