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는 마음으로 다가오는 가을 절기를 준비하던 안식일 오후 예배 시간에 읽은 말씀이 마음에 찔렸습니다. 저의 모습을 보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 …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 베드로가 예수의 말씀에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마 26장 33~75절)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 죽는 곳이라도 함께하겠다던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했습니다. 닭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연약한 믿음으로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제 모습 같았습니다. 제자들의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제일 먼저 제자들을 찾으셨습니다. 그들의 영안을 밝혀 당신을 알아볼 수 있게 하셨고, 용서를 구할 수도 없는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시며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을 허락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부인하던 그 순간, 두려움으로 떨리는 베드로의 눈에 비친 건 질책이 아닌 예수님의 사랑의 눈빛이었습니다. 그 사랑의 크기와 깊이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저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자신의 죄를 용서하신 예수님을 생각했던 베드로처럼 ‘내 양을 먹이라’ 하신 사랑의 당부를 굳게 지키며 아버지를 기다리겠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도와주시니 끝까지 따르는 자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