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이 많은 딸아이를 깨웠더니 간신히 한마디 한다.
“엄마, 재미있는 꿈을 꾸고 있어서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날게요.”
정말 꿈을 꾸었는지, 더 잘 시간을 벌어보려 꾀를 낸 건지 알 수 없지만 다시 쌔근쌔근 자는 딸아이를 일단 놔두었다. 꿈속이 얼마나 재밌기에 현실에서 지각을 하게 생겼는데 저리 천하태평인지…. 엄마가 깨워줄 거란 믿을 구석이 있으니 늘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마음 편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인생은 일장춘몽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은 봄날의 한바탕 꿈에 지나지 않는 인생살이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간다. 꿈결 같은 세상살이에 내 영혼도 휩싸여 잠들지는 않았는지, 하늘 어머니께서 흔들어 깨워주시는 손길만을 믿고 조는 일에 익숙해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봤다. 우리를 깨우시는 어머니의 애타는 심정과 수고를 생각하며 이제는 스스로 깨어 있는 믿음이 되어야겠다.
“재밌는 꿈 다 꿨니? 이제 일어나서 얼른 학교 갈 준비하자. 지금 일어나면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어.”
엄마의 부축에 가까스로 일어나주는 딸이 그나마 다행스럽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