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아 글로 엮었다. 다 쓰고 읽어 보니 어쩐지 술술 읽히지가 않았다. 문장이 산만하고 들떠 있어 읽기가 불편했다. 고치기는 해야겠는데 막막했다. 공해 물질을 한가득 어질러 놓은 것 같은 죄책감이 들어서 한쪽에 미완성의 글을 던져놓고 외면했다. 사실은 내 마음을 외면한 것이다. 헝클어진 글은 헝클어진 내 내면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날 나는 여러 가지 근심과 나태함까지 겹쳐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복음에 관한 글을 쓰려니 양심에 찔렸다. 제대로 써지지 못할 수밖에.
시간이 지나 다시 글을 읽으니 문장에 군더더기가 보이고 새로운 표현들도 떠올랐다. 내 마음이 감사와 기쁨, 소망으로 반짝일 때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귀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진리의 씨앗을 가시덤불에 파종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글쓰기에도 오롯이 반영된다.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마음을 품고 오늘도 정성을 다해 글을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