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턱, 한낮의 태양은 아직 따갑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람은 선선하니 너무 좋다. 식사를 준비할 때도 덥지 않고, 밥 먹을 때도 시원하다. 길을 걷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내 곁을 스칠 때면 가라앉은 마음마저 들뜬다.
“시원한 바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로 나오는 감사에 시 한 자락 지어본다.
무더위를 겪고 나니
가을의 솔솔바람이
어머니 부채 바람처럼
고맙다.
한파를 겪고 나니
봄날의 남풍이
어머니 치마폭처럼
포근하다.
인생의 뼈아픈
고단함을 겪어봐야
삶의 쓰디쓴
고배를 맛보아야
내 몸을 감싸는 편안함이
내 입술에 묻어나는 달콤함이
스치듯 지친 마음 달래주는
시원한 가을바람처럼
비로소 축복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