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녹음이 우거진 산을 바라봤다. 비가 내린 뒤라 더욱 푸르게 보였다. 코로나19로 실외 활동이 줄어 몸이 찌뿌둥하던 차에 뒷산에라도 올라야겠다는 마음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산 입구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초록의 싱그러움에 이끌려 호기롭게 첫발을 내디뎠지만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땀이 비 오듯 하고 다리는 왜 이리 아픈지. ‘나는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라는 마음이 들 즈음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령을 가늠하기 힘들 만큼 거대한 나무에서부터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나무까지. 멀리서 볼 때는 녹음이 우거진 거대한 산으로 보였는데 숲에 들어오니 각양각색의 나무가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영생을 약속하신 시온산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시온산에 모인 식구들도 성격이나 모습, 살아온 환경이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자기를 주장하기보다 한마음으로 연합하고 어우러지기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세상살이에 지친 영혼들이 찾고 싶어 한다.
비 온 뒤 푸르름을 자랑하는 나무처럼 나 역시 성령의 단비로 깨끗이 씻김 받아 푸르른 생명의 향기를 더욱 진하게 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