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꽃을 좋아하셨다.
늘 고무신만 신으시기에
낡은 고무신 대신
꽃이 곱게 핀 꽃신을 사드렸다.
잘 신고 계실까
신발장을 열어 보니
한 번도 신지 않고
예쁜 꽃 화분 모시듯 놓아둔 꽃신.
시간이 오래 흐르도록
원래 그곳이 제자리인양
꽃신은 흙 한 번 밟지 못하고
고이 모셔져 있다.
할머니는 꽃신 대하듯
자녀를 기르셨다.
꽃처럼 예쁘게 자라라며
금지옥엽 귀하게 키우셨다.
당신의 품 안에서
만개한 꽃들은
이제 그 사랑이 사무치게 그리워
눈물을 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