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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맑음

엉킨 낚싯줄처럼

soho777621.05.16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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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낚시 갈 준비를 하다가 지난번 출조(낚시를 하려고 강이나 바다에 나감) 때 엉킨 낚싯줄을 발견했다. 미리 풀어놨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넣어둔 걸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생각보다 심하게 엉켜서 다 잘라내고 새 줄을 감을까 생각했지만 여분이 없어서 그냥 풀기로 했다.

    그런데 갈수록 막막했다. 한쪽이 풀리면 다른 쪽이 꼬이고, 조금만 힘을 줘도 끊어질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엉킨 건지도 모르겠는 뭉치와 씨름하는 동안 애초 출발하려던 시간이 훌쩍 지나 동이 트고 있었다. 계획했던 낚시는 포기해야했지만 오기가 발동했다.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풀어보자.’

    밤부터 시작한 작업은 다음 날 오후가 돼서야 끝났다. 엉킨 줄을 다 풀었다는 뿌듯함과 차라리 그냥 하나 사는 것이 나았겠다는 허탈감이 밀려올 때쯤, 내 마음도 이렇게 엉켜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죄와 교만으로 얽히고설킨 자녀의 마음을 풀기 위해 당신의 안위는 뒤로하시고 밤새 기도해주시는 하늘 어머니. 한 영혼도 상처받지 않도록 죄인들의 엉킨 마음을 하나하나 풀어주시는 하늘 어머니 은혜에 진정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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