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엘로히스트, 행복한 가정, 소울 등 교회 월간지가 나오면 새벽이 되더라도 다 읽어야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최근 조금 소홀해졌다. 핑계를 대자면 시력 때문이다.
나는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쓴다. 씻거나 잠들 때 외에는 안경을 벗지 않는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안경을 써도 글씨가 번져 보였다. 노안이 온 것이다. 휴대폰 문자메시지 화면을 크게 설정해두다가 ‘어르신’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다 보면 쉽게 지쳐서 내려놓게 된다. 휴대폰은 그나마 확대라도 하는데 종이의 활자는 키울 수 없어 안타깝다.
수년 전,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에게 책을 건네며 읽어보시라고 하면 “침침해서 안 보여” 하며 밀어내셨던 기억이 난다. 귀찮아서 그러신 줄 알았는데 내 눈이 이렇게 되고 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곁에 가서 소리 내어 읽어드릴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요즘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짬짬이 온라인으로 교회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영적 눈은 활짝 열어주셔서 천국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셨으니 육적 눈이 조금 흐려졌다고 좌절할 까닭이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