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언니는 중학교 졸업 후 타지에서 자취하며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서로 의지도 했지만 싸우기도 많이 해, 차라리 언니와 따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지지고 볶던 언니가 갑자기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막상 언니가 떠난다고 하니 가슴이 휑했습니다. 그렇게 언니가 미국으로 간 지 10년이 흘렀습니다.
언니가 조만간 한국에 온다고 했습니다. 그전에도 귀국한 언니를 간간히 만났지만, 이번엔 왠지 달랐습니다. 언니와 무엇을 먹을까, 어디를 갈까, 어떤 선물을 줄까, 언니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언니를 만나면 하고 싶은 말도 생각났습니다.
“언니, 나 때문에 고생 많았지? 언니 말 안 듣고 제멋대로여서 속상했지. 정말 미안해. 내가 언니 무지무지 사랑하는 거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