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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맑음

주인 된 마음으로

천상의지혜21.03.29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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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긴 장마로 농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친정도 마찬가지였다. 탄저병이 와서 고추 수확량이 몹시 적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그나마 괜찮은 고추를 추려내는 일을 자처했다.

    말린 고추의 병든 부분을 도려내고 다듬은 것들은 모아 창고에 넣었다. 작업을 마무리 하려는데 바닥에 떨어진 고추가 몇 개 보였다. 귀찮기도 하고 성한 고추도 아니어서 버리려고 빗자루로 쓸어 봉투에 담았다. 그런데 엄마가 와서 봉투를 풀어보시더니 한마디 하셨다.

    “어유, 이 아까운 걸 왜 버려? 주인 된 마음으로 해야지.”

    엄마는 봉투에 있던 고추를 일일이 다듬어 창고에 넣었다.

    순간 부끄러웠다. 엄마 일을 도와드리겠다고 가놓고선 귀찮다는 이유로 나머지 고추를 버리려 했으니….

    복음을 전하는 내 모습은 어떤지 돌아봤다. 어렵거나 번거로워서, 혹은 저 사람은 듣지 않을 거라 지레짐작해서 전하지 않고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이제는 한 영혼이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주인 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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