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영상 메시지가 왔다. 언니는 평소 엄마와 외할머니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곧잘 보내준다. 덕분에 코로나19로 함께할 수 없었던 엄마 생신 때에도 영상 통화를 하며 한자리에 있는 듯 생신 축하 노래를 불러드렸다. 직장일 끝내고 귀가한 엄마를 외할머니가 안마해주는 영상을 보내온 적도 있었다.
“에구, 우리 따님.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장난스레 웃으며 엄마 어깨를 주무르는 외할머니의 얼굴이 참 행복해 보였다.
영상 메시지를 받으면 힘이 났다. 그런데 이번에 받은 영상에서는 엄마 얼굴이 유독 피곤해 보였다. 퇴근 후 집안일하랴 성경 발표 축제로 성경 공부하랴 피로가 조금 쌓인 것 같았다. 곧이어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소영이한테 듣고 싶은 응원이 뭐야?”
엄마는 잠시 생각하더니 “엄마는 할 수 있다” 하며 웃으셨다.
메시지를 확인한 후 곧바로 “엄마는 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녹음해 보냈다. 몇 분 뒤 다시 영상 메시지가 도착했다. 엄마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고 목소리에도 생기가 실렸다. 그러면서 둘째 딸 응원에 힘입어 성경 발표 연습을 두 번이나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리 응원을 보낸 것도 아니고 엄마의 요청이 있어서 보낸 한마디가 그렇게 좋았을까 싶었다. 엄마가 없던 힘도 낼 만큼 나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했다.
며칠 뒤 2020년을 마무리하며 엄마가 발표 평가를 모두 마쳤다는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왔다. 영육 간 가족이 되어 서로에게 힘을 주는 엄마와 언니가 있어 행복하다. 정답고 유쾌하신 외할머니도 하루빨리 찾아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