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는 부모님께 선물을 꼭 드리고 싶었다. 마트에 갈 때마다 선물 코너를 유심히 살피고 인터넷 검색도 했다. 어떤 선물이 좋을지 고민하던 어느 날, 엄마가 전화해서 “과일도 넘쳐나고 고기도 너무 많으니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그래도 나는 마음먹은 대로 선물을 사려고 했다. 그 후에도 엄마는 수시로 전화해서 엄포(?)를 놓았다. 명절 전날까지도 필요한 것이 없으니 편하게 오기만 하라는 엄마의 성화에 결국 빈손으로 갔다.
집에 갔더니 엄마는 내게 줄 과일과 옷,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잔뜩 마련해 놓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엄마는 시장에 가서도 내가 좋아하는 먹거리를 먼저 챙겼고 심지어 카페에서도 먼저 계산하셨다. 엄마는 더 주지 못해 아쉬워했다. 주고 또 주어도 마르지 않는 엄마의 사랑을 양손 가득 들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