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수해를 당한 이재민을 돕기 위해 시온 가족들이 뭉쳤습니다. 교회에서 봉사에 필요한 물품을 꼼꼼히 챙겨 전남 곡성으로 출발했습니다. 마을의 모습은 참담했습니다. 골목마다 넘쳐나는 쓰레기도 문제였지만 흙탕물을 뒤집어 쓴 농작물과 망가진 비닐하우스를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가 봉사할 어르신 집도 흙탕물이 집 안까지 들어차서 가전제품은 물론 가재도구도 죄다 못 쓰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우선 집 안의 물건들을 마당으로 끄집어내고 장판도 걷어냈습니다. 그릇과 집기류는 깨끗이 씻어 옥상에 널어두었습니다. 말끔하게 비워진 방과 주방 바닥은 물청소를 했습니다.
폭염에 땀이 비 오듯 하고 어지럽기까지 했지만 수재민을 생각하며 모두 힘을 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간단히 목만 축이고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 청소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우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어르신을 보니 하루의 고단함이 싹 가시는 듯했습니다. 부디 지난 시간의 아픔은 빨리 털어내시길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귀갓길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