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빨갛게 익는 사과, 최상품을 얻기 위해 농부의 손길이 바빠진다.
‘때가 되면 알아서 빨갛게 익을 테니 그때 수확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사과가 영글어 빨개지기 위해서는 사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이 있다. 바로 ‘사과 잎 솎아내기’. 사과에 갈 영양분과 햇볕을 가로막는 잎들을 솎아내는 일이다.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잎을 너무 많이 제거하면 사과가 햇볕에 장시간 노출돼 타버리고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잎을 너무 적게 따면 열매가 아닌 잎과 웃자란 가지로 영양분이 가기 때문에 빨갛고 알찬 열매로 무르익지 않는다.
사과 잎 솎아내기는 인내의 싸움이다. 수확을 마칠 때까지 농부가 해야 하는 작업이기에 만일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작업을 건너뛴다면 최상품의 열매는 얻기 힘들어진다. 만약 우리가 알곡 열매를 알알이 맺고 싶다면 우리도 그만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 부어야 하지 않을까. 인내와 정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