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물쇠를 새로 샀다. 비밀번호를 설정하는데 뻑뻑해서인지 잘 되지 않아 힘을 주다가 그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잠기고 말았다. 나도 모르는 비밀번호로 잠긴 것이다.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었다. 자물쇠를 잘라 내거나 0001부터 9999까지 모든 경우의 숫자 하나하나 돌리기. 자물쇠를 다시 사는 데 들어갈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길고 긴 숫자 맞추기 여정을 감수하기로 했다. 0001, 0002, 0003… 0080까지 돌리고 나니 ‘미련하게 시간 낭비하나? 그만두고 새 자물쇠를 살까?’라는 후회가 조금씩 밀려 왔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1091, 1092, 1093…, 1100에 맞추는 순간 찰칵! 하는 소리가 나며 자물쇠가 열렸다.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자물쇠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한 후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두었다.
자녀 찾는 하나님의 방법도 이러하다. 한 영혼 한 영혼,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며 지금껏 자녀를 찾으셨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기에 그 큰 사랑이 내게도 닿았다. 진정 영원한 감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