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좋아했다. 헐렁한 엄마 옷을 걸치고 구두까지 신고서 거실을 걸어 다녔다. 엄마 목소리를 흉내 내어 “여보세요” 하며 전화를 받기도 했다. 엄마 닮은 굵직한 손가락도 왠지 좋았다. 어떻게 하면 엄마를 더 닮을 수 있을까 궁리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다가 문득 하늘 어머니를 닮은 점은 무엇인지 되짚었다.
자녀들의 허다한 허물을 품어주시는 인자한 미소, 용기와 소망을 북돋아주시는 따뜻한 말씀, 자녀들의 아픔을 먼저 위로하시는 한없는 사랑. 하늘 어머니를 무척이나 닮고 싶었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 엄마를 흉내 내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것처럼 하늘 어머니께 배우며 따르는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 누군가 나를 칭찬하면 “하늘 어머니를 닮아서입니다” 하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