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설치 기사님이 오기로 했던 시간보다 늦으시길래 전화를 걸었다. 기사님은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다가 핸드폰을 두고 온 바람에 늦었다고 했다. 죄송하다며 사과하셨지만, 기사님이 시간에 쫓겨 단출히 식사를 마치고 오신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짠했다.
집에 온 기사님께 “라면 먹고 나면 금방 출출해질 텐데 핫도그 하나 드릴까요?”라고 물었더니 반색하며 고마워하셨다. 커피도 한 잔 드리며 식기 전에 드시라고 권했다. 기사님은 기분이 좋으셨는지 설치하면서 재미난 가정사도 들려주시고 작은 서비스도 해주셨다.
내가 베푼 작은 친절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감동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시온에서 배운 ‘선을 행해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실천했다는 점이다. 그 대가는 무척 컸다.
장차 하늘에서 받을 대가는 얼마나 클까? 말씀을 부지런히 실천하고 싶은 의욕이 마구 넘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