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 식구에게 작은 화분을 선물 받았다. 사실 나는 집에 화초를 잘 두지 않았다. 나한테만 오면 금방 시들어버려 속상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식구가 일러준 대로 시간과 양을 잘 맞춰 물을 줬는데도 화초는 얼마 못 가 시들해졌다. ‘역시 난 안 돼, 식물에는 소질이 없어‘라고 생각했다.
얼마 뒤 친정엄마가 잘 자란 화초를 분갈이했다며 하나씩 가져가라고 했다. 내가 썩 내켜하지 않자 엄마는 “이거 가만 놔둬도 잘 자라니까 신경 안 써도 돼”라고 안심시켰다.
그 말만 믿고 거실 창가 쪽에 놓고 정말 신경을 안 썼다. 열흘쯤 지나 엄마 집에서 가져온 화분을 보니 커다란 잎 두 개가 누렇게 색이 변해 있었다. 슬쩍 건드리자 힘없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순간 아차 싶었다. 반면, 식구가 선물해준 화초는 새잎을 네 개나 달고 반짝반짝 생기를 내뿜고 있었다. 비결은 ‘관심’이었다. 점점 시들어가는 화초를 보며 “목마르지?”, “물 시원해?” 하며 말을 걸기도 하고, 한 번씩 쓰다듬기도 했더니 어느 틈에 다시 살아나 새잎까지 낸 거다. 역시 생명을 살리는 것은 관심과 사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