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지나는데 300m 간격으로 분기점이 두 개가 나왔다. 초행길이라 어디서 들어가야 할지 몰라 내비게이션과 도로를 번갈아 보며 거리를 가늠해보았다. 두 번째가 맞는 것 같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첫 번째 분기점을 지나쳤다. 내비게이션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분기점에서 이토록 긴장한 이유는 실수한 경험이 있어서다. 여러 갈래의 분기점에서 잘못 진입하는 바람에 전혀 다른 지역으로 갈 뻔한 것이다. 가뜩이나 당황스러운데 계속 삑삑대며 잘못을 지적하는 내비게이션이 어찌나 얄밉던지. 이번에는 길을 제대로 들어서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인생이라는 초행길에서 천국 가는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가 밀려왔다. 진리를 영접하기 전, 천국에 가고 싶어 하면서도 갈 바를 몰라 헤매며 불안해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과거와 안녕을 고한 지 오래. 내 영혼을 천국 길로 인도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