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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깨를 베다가

열매 맺는 과목20.05.10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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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휴가를 맞아 고향을 찾았다. 휴가라고 내려가기는 했지만 시골에서는 쉴 틈이 없었다.

    수확기가 다가온 참깨를 베야 했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집에 온 오빠를 따라 낫을 들고 밭으로 갔다.

    오빠가 참깨를 베면 내가 뒤에서 깻단을 끈으로 묶었다.

    다리가 불편한 엄마는 한쪽에서 천천히 혼자 작업을 하셨다.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에 비친 오빠의 등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는 낮에 목수 일을 다니고 새벽과 저녁에는 농사를 지으셨다.

    그런데도 우리 논은 농사만 짓는 이웃의 논보다도 더 깨끗했다.

    오빠는 아침잠이 많아 아버지만큼은 하지 못했지만

    퇴근하고 돌아오면 밤늦게까지 열심히 농사를 도왔다.

    그런 오빠를 보고 엄마도 아버지를 많이 생각하실 것 같았다.

    하늘 어머니께서도 아버지 복음의 행보를 따르는 자녀들을 보며 아버지를 떠올리실까.

    어머니께 흐뭇한 미소를 안겨드릴 수 있도록

    그리움의 세월을 단축할 수 있도록 더욱 부지런히 복음의 밭을 일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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