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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내 자녀 찾는 일이라면

정장에이대팔23.08.154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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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 그래… 아빠는 한국인이야.

    ━━━━━━━━⊱⋆⊰━━━━━━━━
    하나님의 교회 어린이 뮤지컬. 어린이들의 재롱 잔치쯤으로 여길 수 있지만, 막상 무대가 열리면 그 생각이 오산이었음을 깨닫는다. 어린이 배우들의 풍부한 표정과 감정 연기, 부드러우면서 절제 있는 율동, 탄탄한 스토리가 주는 감동과 즐거움, 거기에 더해 맑고 청량한 음색과 완벽한 분장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종합 예술이다.

    이 같은 이유로 나는 어린이 뮤지컬을 좋아한다. 최근 한 형제님의 딸이 어린이 뮤지컬 배우라는 사실을 안 뒤로 형제님의 딸을 찾는 재미까지 더해졌다. 그런데 최근 본 어린이 뮤지컬에서는 아무리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화면을 주시해도 도통 형제님의 딸이 보이지 않았다. 행사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 만난 형제님에게 물었다.

    “형제님. 이번에는 따님을 못 찾겠더라고요. 혹시 찾으셨어요?”

    형제님은 알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공연 날, 딸을 데려다주면서 어떤 배역인지 힌트 좀 달라고 했어요. 딸이 말하기를 ‘두 번째 곡에서 내가 등장하는데 무대 왼쪽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거야. 하얀 바지를 입은 세 명 중에 금장으로 장식한 옷을 입고 있어. 결정적 힌트는 모자를 썼어’라고 했어요.”

    나이가 들면서 자꾸 깜빡깜빡한다는 형제님은 십여 일이 지났는데도 딸이 알려준 동선과 인상착의를 줄줄 읊고 있었다. 그만큼 딸을 찾겠다는 일념이 강했기 때문이리라. 내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하는 사이 형제님이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무대가 머니까 딸을 찾으려고 중계 화면을 보는데 카메라 앵글이 제가 원하는 곳을 안 비춰주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못 찾고 한참 지나서야 발견했지 뭐예요. 집에 가서 딸에게 잘했다고 칭찬하면서 프랑스인 복장을 한 너를 찾아냈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딸이 황당해하면서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나 프랑스인 아니고 영국인이었어’ 하면서.”

    숨죽여 형제님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형제님의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딸을 제대로 찾지 못해 가족의 면박을 피할 수 없었다는 형제님의 농담 섞인 이야기 속에서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짙게 배어났다.

    하늘에서 잃어버린 자녀를 찾아 이 땅까지 오신 아버지. 6천 년의 기나긴 시간이 지났지만, 한시도 자녀들을 잊지 않으시고 한 영혼 찾아 험한 산길을 걷고 또 걸으셨다. 지금도 전 세계 자녀들에게 눈을 떼지 않으시고 우리를 눈동자처럼 지켜주신다. 헤아릴 길 없는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에 진정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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