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이 심하게 걸린 날, 겨우 일을 마치고 골골거리며 집에 왔습니다. 남편은 일 때문에 다른 지역에 가 있고, 초등생 아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밥도 못 먹고 있었습니다.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기운이 하나도 없어, 아이들에게 오늘만 알아서 밥을 챙겨 먹으라고 부탁한 뒤 방에 들어가 쓰러지듯 누웠습니다. 아이들도 제가 아프다는 것을 눈치채고 알겠다며 조용히 방문을 닫아주었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의 대화가 들렸습니다.
"동생아, 빨래 좀 개고 있을래? 오빠가 설거지하고 도와줄게. 엄마 아프니까 우리가 하자." 새벽에는 아들이 저를 간호하겠다며 와서 이마에 열까지 체크해주었습니다. 그래도 불안했던지 이불을 가져와 제 옆에 잠자리를 깔았습니다. 엄마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사랑해주는 아들딸이 있으니 저는 참 행복한 엄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