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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구두

坂口緑_MIDORI_배초록20.06.01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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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고3이 된 저는 학생부 맏언니답게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싶었습니다.

    후기가 괜찮은 단화를 곧장 구매해 신어보니 발이 조금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깔끔하게 구두를 신고 예배드리러 간다는 생각에 설렜습니다.

    안식일 날, 운동화가 아닌 구두를 신고 시온에 갔습니다. 조금 불편했지만 그런대로 참을 만했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루 동안 쌓인 통증이 고스란히 밀려왔습니다.

    푹신한 쿠션이 깔린 운동화와 달리 구두는 얇은 밑창 때문에 땅의 감촉이 발바닥에 느껴지더군요.

    오백 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가 천리만리 같았습니다.

    불현듯 하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잃은 자녀를 찾으려 낡은 구두를 신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걷고 또 걸으셨습니다.

    구두를 신고 발이 아픈 뒤에야 아버지 희생을 짐작해봅니다.

    우리를 위해 어려운 환경에도 복음의 걸음을 옮기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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