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작은 크기의 몬스테라 화분을 집에 들여놨습니다. 그간 실패한 경험을 살려 이번엔 물도 잘 주고 뿌리가 썩지 않게 배수도 신경 썼지요. 실내의 그늘진 곳을 피해, 빛이 들어오는 장소로 이리저리 옮겨주며 광합성도 시키고 내 나름 정성을 들였습니다. 가을 햇살이 쨍한 어느 날, 베란다 창문을 열어 화분에 햇빛을 쐐주고 잠시 일을 보러 나갔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강한 햇빛에 여린 잎들이 화상을 입어 까맣게 타 있었습니다. 아뿔싸, 얼른 화분을 시원한 곳으로 옮겨놓고 물을 뿌려 주었습니다. 공기정화 식물은 강한 햇빛에 약한데 이를 간과한 것입니다. 결국 까맣게 변한 잎은 잘라내 버렸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잘린 이파리를 보니 안타깝고 속상했습니다. 혹시 시온에서 형제자매를 대하는 내 모습이 이렇지는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하나님께 나아가는 식구들을 재촉하며 아픔을 주지는 않았는지,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사랑을 베풀어 불편하게 한 적은 없었는지 말이지요. ‘주는 사랑’을 온전히 실천하기 위해서는 제 사랑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형제자매를 위한다며 내 생각을 밀어붙이기보다 상대의 입장과 상황을 헤아리며 식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맞춰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주는 사랑’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