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청년 형제님들과 성전 방역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더운 날씨에 방진 마스크와 방호복, 보안경을 착용하니 시작 전부터 몸에 땀이 맺히고 숨이 찼습니다. 그래도 시온 식구들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방역 원리는 이렇습니다. 환경부에서 승인한 소독제를 소독기로 분무하면 약품은 공기 중의 세균을 품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이때 균이 공중으로 다시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약품이 떨어진 바닥을 꼼꼼히 닦아야 합니다. 먼저 무거운 소독기를 들고 분무한 뒤, 성전 장의자부터 계단 손잡이까지 구석구석 닦았습니다. 마치 건물 전체를 대청소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단한 작업을 마치고 허물 벗듯 방호복을 벗었는데, 형제님들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다들 온몸이 물에 빠진 것처럼 땀으로 잔뜩 젖은 데다 머리는 산발인 채였으니까요. 한 형제님이 말했습니다. 이대로 밖을 나가도 될까 싶은 모양새였지만 형제님들의 표정은 아주 환했습니다. 뿌듯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내 가족을 위한 일인 만큼 다음번 작업에도 기쁘게 참여하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