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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빠 발자국을 따라

Mother's 여호수아21.03.016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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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아빠를 졸라서 함께 등산을 다녀왔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서인지 모처럼 아빠를 만나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새벽 6시, 아침잠이 많은 나였지만 눈이 번쩍 떠졌다.

    베테랑 등산가인 아빠가 앞장을 섰고 초보인 나는 뒤를 따랐다.

    걷다 보니 평평한 길도 있었지만 울퉁불퉁한 자갈길도 있고 낙엽이 쌓여 미끄러운 길도 나왔다. 작은 돌을 밟고 휘청거리기도 했다.

    안전하게 산을 오르는 법을 고민하다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앞서 간 아빠 발자국을 그대로 밟으며 따라가는 것. 아빠가 올라갔으니 나도 갈 수 있겠다 싶었다.

    얼마나 갔을까? 아빠 발자국만 쫓아가는데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문득 아빠는 힘들지 않은지 궁금했지만 앞서 가는 아빠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어느새 아빠 뒷목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그런데도 아빠는 수시로 뒤돌아보며 내가 잘 따라오는지, 혹여 다치지는 않았는지 살피셨다.

    “신발 끈을 두 번 묶으면 안 풀릴 거야.”
    “걷기 힘들면 보폭을 좁히면 돼.”

    우리 앞서 복음 길을 걸으셨던 하늘 아버지께서도 오직 자녀 걱정뿐이셨겠지.

    가다가 힘들면 보폭을 잠시 좁혀서라도 끝까지 따르리라.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해 아버지의 환한 미소를 뵐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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