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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울타리

유지 장치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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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아 교정을 한 지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삐뚠 치아 때문에 어금니가 제대로 교합되지 않아 학생 때 교정을 시작했습니다. 교정 기간에는 매달 철사를 조여야 하는데 그 때문에 잇몸이 아프고, 치아에 붙인 철사가 떨어질까 봐 좋아하는 캐러멜이나 마른오징어 같은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했습니다. 빨리 교정 기간이 끝나 예쁜 치아를 갖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삐뚤빼뚤했던 치아가 바르게 자리 잡고 교정기를 뗀 날, 입안이 가볍고 홀가분한 반면 교정 전 치아 모양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치과에서는 교정 후에도 유지 장치를 착용하고 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안도감이 들면서도, 매일 유지 장치를 끼고 자야 한다는 사실이 귀찮기도 했습니다. 초반에는 힘들게 교정한 치아가 예전 모양으로 돌아갈까 봐 매일 열심히 착용하고 잤습니다. 그러다 교정기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니 유지 장치를 하지 않고 자는 날이 점점 늘었습니다. ‘교정한 지 오래됐으니 이제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유지 장치를 착용했는데, 처음보다 훨씬 더 빡빡해서 교정 당시 철사를 조였을 때의 불편함이 다시 느껴졌습니다. 몇 주 착용하지 않았을 뿐인데 교정한 치아가 예전 모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유지 장치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며, 힘들게 교정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이제부터라도 매일 끼고 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내 영혼이 이전의 죄악된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게 해주는 유지 장치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가 아닐까요. 천국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며 열심히 노력해 왔더라도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를 소홀히 하고 하나님을 찾지 않으면 다시 죄를 짓게 되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괜찮겠지’ 하며 기도하지 않는 안일함을 버려야겠습니다. 힘들게 변화된 모습을 지탱해 주는 유지 장치를 매일 착용해야 하는 것처럼 처음 마음을 잃지 않고 매일 간절히 기도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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