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영 / 미국
나 혼자 서 있는 줄 알았다.
그저 한자리에서
누군가에 의해 심어진 자리에서
해를 거듭하며 지켜온 그 자리에서
늘 외롭지만 스스로 달래는 법을 배우며
소리 없이
그러나 하루도 쉼 없이
성장하고 있다 여기며 서 있었다.
그런데,
며칠 동안 세차게 불어대던 비바람에
덮어두고 잊고 지낸
뿌리가 나타났다.
얽히고설켜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끝나는지 알 수 없으리만큼
복잡하게 꼬인 뿌리.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무를 꽉 잡아준 이 뿌리들처럼
어머니의 시종일관 지속된 기도
아버지의 끝없는 희생
그리고 형제자매의 사랑과 관심
힘들 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시온의 향기
그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내가 서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를 지탱해 주는 뿌리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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