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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꽃꽂이를 하며 느낀 하나님의 손길

2026.0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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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온에서 꽃꽂이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아신 하나님께서 기회를 허락해 주셔서 작년부터 한 집사님과 함께 꽃꽂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초보인 저희들이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게 해달라고 감사와 간구의 기도를 수없이 올렸습니다.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참고하고, 십수 년 경력이 있는 집사님에게 노하우를 배워가며 첫 꽃꽂이를 준비했습니다.

    단둘이 처음으로 새벽 꽃시장에 가는 날,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긴장과 설렘을 안고 시장에 들어섰습니다. 각양각색으로 핀 아름다운 꽃들에 반해버릴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 영감을 달라고 기도하며, 꽃 캐스팅(?)을 시작했습니다. 만만찮은 후보들이 얼굴을 내밀었지만 치열한 심사를 거쳐 한 다발 두 다발 고른 꽃들을 품에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꽃들을 물통에 옮겨 정리하고 보니 정말 사랑스러워서 보기만 해도 행복이 몰려왔습니다.

    다음 날, 기도를 드리고 꽃꽂이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꽃을 분류해야 했습니다. 연약한 꽃, 가지가 거친 꽃, 모양이 특별히 예뻐 중심으로 쓸 꽃, 평범해 보이지만 분위기를 살려주는 잔잔한 꽃, 푸르른 잎사귀, 여러 종류의 나뭇가지까지 각각 물통에 담아 물을 머금게 두었습니다.

    그런 뒤 테이블에 수반을 두고, 뒤로는 꽃이 담긴 물통들을 늘어놓았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참 귀여웠지요. 한 꽃을 선택해 제 앞으로 끌어왔다가 다른 꽃이 필요하면 다른 물통을 끌어왔습니다. 이 꽃, 저 꽃, 이 나뭇가지, 저 나뭇잎…. 필요할 때마다 물통들을 잡아당겨 곁에 두고 쓰다가 뒤로 밀어놨다가 다시 가져다 썼습니다. 이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형태가 완성됩니다. 이제 어떤 꽃들은 성전 단상, 어떤 꽃들은 안내데스크, 어떤 꽃들은 복도 주변 선반 위 등등 저마다의 자리로 옮겨집니다. 그 자리에서 한껏 예쁜 자태로 시온 가족들에게 행복을 주며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사용한 도구와 자리를 정리하고 꽃꽂이를 마무리하던 중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시온에는 다양한 유형의 형제자매가 있고 저마다 가진 달란트도 다릅니다. 무대에 올라 하나님을 찬양하는 식구, 복음 열매를 많이 맺어 시온의 향기를 발하는 식구, 해외 선교를 가서 빛나는 복음 역사를 쓰는 식구…. 복음을 위해 은혜롭게 쓰임받는 분들을 제가 부러워할 때도 있었고, 제가 쓰임받는 모습을 부러워하는 식구도 있었습니다.

    꽃이 담긴 물통은 꽃 꽂는 이의 손을 통해, 때로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있기도 하고 앞으로 뒤로 옆으로 이동되기도 합니다. 꽃꽂이하는 사람의 눈에는 모든 꽃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귀하고 소중합니다. 다만 필요한 상황에 따라 꽃을 물리기도 했다가 다시 써야 할 상황이 되면 가져옵니다. 장소나 환경이 이리저리 바뀌어도, 결국 꽃은 시온 곳곳에 자리하며 사명을 감당합니다.

    시온에서 우리의 역할도 그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언제 어떻게 쓰임받더라도 결국 하늘 아버지 어머니 손 꼭 잡고 천국에 돌아가게 될 텐데, 모든 자녀를 사랑하시는 하늘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혹 아버지 어머니께서 나에게 관심이 없으신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가지고 슬퍼하지는 않았나 돌아봤습니다. 믿음의 광야 길에 때로 어려움이 있어도, 항상 나를 아끼시고 관심의 전부로 두시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끝까지 견디면 영원한 꽃동산, 유리바다 성산에 들어가게 됩니다. 철없는 자녀들을 일일이 데려다 다듬고 생명수를 충만히 먹여서 열매 맺는 건강한 나무로 키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근심과 걱정은 붙들어 매고, 믿음으로 복음의 길을 행복하게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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