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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소식

감사의 힘

2026.0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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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희 사단에는 ‘감사 나눔’이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돌아보고 반성 한 건, 칭찬 두 건, 감사한 일 세 건을 글로 적어 지정된 웹사이트에 자율적으로 올리는 활동입니다. 간단해 보여도 내용을 생각하고 작성하는 데 대략 10분 정도 소요되다 보니 꾸준히 작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막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때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생각을 못 했습니다. 수십 명의 선임들 사이에서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승인받은 예배 공간은 다른 병사들의 출입이 잦아서 경건하게 예배드리기가 어려워 고민이었습니다. 그래도 감사할 일은 있었습니다. 시온에서 은혜롭게 예배를 드리며 말씀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면서, 평소 당연하게 드렸던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설교를 듣고 관심을 가지는 선임에게 진리를 설명할 수도 있었고요.

    그처럼 감사할 거리를 매일 찾으며 군 생활을 긍정적으로 해보자는 다짐으로 감사 나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도 군대에서는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진 덕분에 벌레가 줄어들어서 감사했고, 야간 사격 훈련 때 올려다본 하늘에 촘촘하게 박힌 별이 아름다워 감사했습니다. 의지가 되는 동기들 덕분에 웃으며 군 생활을 할 수 있고, 훈련 중 버벅거리면 친절하게 알려주는 선임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는 환경과 건강한 몸을 주신 것도 감사했습니다.

    차곡차곡 감사를 쌓아가던 중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올린 감사 나눔 글에 대대장님이 날마다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마주치면 먼저 격려의 말을 건네시거나 글 내용에 관해 질문하며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다른 간부님들도 ‘긍정적 사고로 군 생활을 하고 있어 보여 좋습니다’, ‘지금처럼 군 생활을 지속하면 선임 용사가 되더라도 후임 용사들이 잘 따르고 좋아할 것 같습니다. 파이팅!’ 등의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선임들은 제가 개인 정비 시간을 감사 나눔을 작성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고 뭐든 열심히 하려는 자세가 보기 좋다고 칭찬했습니다.

    얼마 뒤, 부대 인근 교회로 종교 외출을 허락받으러 간부님에게 갔습니다. 간부님은 그간의 행실을 칭찬하며 흔쾌히 안식일 오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조치해 주셨습니다. 제 신앙생활을 탐탁지 않아 했던 다른 간부님도, 종교 행사가 제게 유익한 시간이길 바란다며 격려하셨습니다. 감사 나눔을 작성한 지 50일이 넘었을 때는 대대장님께 표창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어려운 일을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교훈대로 아름답게 보는 마음을 가지니 감사할 요소를 찾기가 수월했는데 그 정도 일로 많은 칭찬을 받아 얼떨떨하면서도,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해 얻은 축복이라 더 감사했습니다.

    제 안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힘들고 지치는 상황에서도 감사하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 언제나 감사하는 본을 보여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한 번은 부대와 꽤 떨어진 곳에서 삽질과 곡괭이질 작업을 했습니다. 점점 몸에 힘이 빠지고 팔이 후들거렸습니다. 부대에서 오는 식사 보급이 늦어져서 배도 너무 고팠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종종 끼니도 거르시고 석수 일을 하셨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문자로만 이해하던 아버지의 희생을 몸으로 조금이나마 느껴 보니 그 사랑이 더 크게 다가왔고, 그렇게 전해주신 복음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달아졌습니다. 더욱 열심히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의지도 샘솟았습니다.

    예전에는 부정적으로 봤던 것들을 이제는 좋게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연약했던 저를 연단해 주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감사하는 습관을 가지면 감사할 일이 더 많이 생긴다는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남은 군 생활 동안 아버지 어머니께서 늘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고, 주변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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