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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란트 이야기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한 기도

2025.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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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도축제가 다가오면 늘 기분 좋은 긴장으로 마음이 들뜹니다.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어떤 축복을 예비하셨을지, 어떤 열매를 맺을지 기대하면서요. 그런데 작년 초막절 전도축제 때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애가 탔습니다. 전도축제 중반이 지나도록 결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축복의 기회를 흘려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매일 귀가 후 30분 이상 진리책자를 필사하며, 우리 구원을 위해 온 힘을 다하신 하늘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보려 노력했습니다. 조석으로 예배를 드리고 필사까지 하려니 눈꺼풀이 절로 내려왔지만 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한 문장 한 문장을 꾹꾹 눌러쓸 때마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고되게 일하시면서 몇 시간이고 생명의 편지를 적어 내려가셨을 아버지께 감사함이 차올랐습니다. 자녀들의 구원을 얼마나 절실히 바라시며 이 글을 쓰셨을지 생각하면 그 애타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출퇴근길에는 설교 말씀을 들으며 제가 무엇을 놓쳤는지 짚어봤습니다. 그러다 귀에 들어온 말씀이 “주변 사람들에게 복음 전할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열매 맺기를 그토록 원했으면서도 그간 모든 순간,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소식을 전했는지 돌아보니 그렇게 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쳤습니다. 지나는 인연 하나도 소중히 대하겠다고 다짐하고, 전도에 나서기 전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찾는 영혼에게로 제 발걸음을 인도해 주세요.”

    애석하게도 한참 동안 말씀을 듣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함께한 자매님과 “그래도 오늘은 왠지 하늘 가족을 찾을 것 같다”는 말로 서로 힘을 북돋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또래의 여성분을 만났습니다. 새 언약 유월절을 지켜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시길 바란다는 말에 그분은 “하나님 축복이요?”라며 반색했습니다. 알고 보니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개신교 교회를 다니며 합창단으로도 활동한, 신앙심이 깊은 분이었습니다. 성경 속 안식일은 일곱째 날 토요일이라고 알려주자 자신은 지금까지 일요일 예배를 지켰지만 성경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이후 시온을 방문해 말씀을 더 살피고는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의 교회 성도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자매님이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평소에는 다른 길로 다니는데 그날따라 그 길로 가고 싶었다고요. 그 덕분에 저희를 만났다는 말에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한 영혼을 살리길 바라며 간구한 저희의 발걸음뿐 아니라 자매님의 발길도 옮겨 서로 만나게 해주셨으니까요.

    참 하나님을 만난 설렘 속에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 공부를 하고 규례도 지키던 자매님이 어느 날 갑자기 소식이 끊겼습니다. 진리에 확신이 부족했나, 이렇게 자매님을 잃어버리는 건가 싶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자매님이 말씀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세세히 살피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되고 아버지 어머니께도 죄송했습니다. 자매님을 위해서라면 제가 복을 더 안 받아도 되니 부디 그 영혼을 살려달라고, 앞으로 자매님을 더 사랑하고 섬기겠다고 기도드렸습니다. 소식을 들은 시온 가족들도 자매님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회사에서 시온 식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매님이 혼자 시온에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매님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면서 저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자초지종을 듣자 하니, 자매님이 더 이상 일요일 예배에 참석하지 않자 부모님이 자매님의 신앙을 반대했던 겁니다. 서로 의견 차이를 좁히는 동안 따로 연락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뜻대로 행해야 한다는 중심을 갖고 다시 시온을 찾은 자매님이 너무 귀하고 소중했습니다.

    자매님은 평소 성경 애플리케이션의 책갈피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 특히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말을 가감하지 말라’(신 4장 2절)는 말씀에 책갈피를 해두고 자주 들여다봅니다. 그만큼 하나님의 말씀을 중히 여기고 사모하는 자매님은 이후 계속 시온에 나아와 진리를 배우며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모님에게도 조금씩 새 언약 복음의 나팔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자매님을 인도하는 과정에서 제 머릿속은 온통 자매님의 믿음을 더 굳게 세울 방법을 찾으려 바빴습니다. 제가 얻을 기쁨과 축복보다 자매님의 영혼이 사는 일에 더 관심을 쏟으며 일상에서도 기도가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시온 식구들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과 마음가짐도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식구들의 문제만을 해결해 달라고 간구했다면, 이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마음 상태는 어떤지,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구체적으로 그려가며 하나님께 도우심을 구합니다. 그렇게 식구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랑은 더 깊어지고, 하늘 가족과 함께할 본향에 대한 소망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몇 년 전만 해도 눈앞의 즐거움을 좇느라 영적인 축복과는 떨어져 지냈습니다. 그런 제가 믿음의 반석 위에 올바로 서기까지 저를 사랑하는 식구들이 간절히 기도해 주었겠지요. 오래도록 깨닫지 못한 그 사랑을 끊임없이 주시며, 변화되기까지 기다려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제가 사랑을 오롯이 실천할 차례입니다. 서툴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전도하고 식구들을 돌볼 것입니다. 한 영혼도 그냥 스쳐 지나치지 않고 주위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가닿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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